
민주시민교육이 좋아서
계속 그 운동을 하고 싶은 활동가, 꼼지락
‘민주시민교육 곁’은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사람들에게 흔히 ’꼼지락‘이라 자기를 소개하고 불리기를 원하는 권복희 소장은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 창립부터 ‘(사)민주시민교육 곁’ 창립까지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활동가다.
‘민주시민교육 곁’은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2025년 총회 자료집에서 그 활동내용을 살펴보면, 매달 책읽는 모임인 ‘월간 불턱’,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는 시민사회 활동가 인터뷰(곁이 만난 사람들), 뉴스 레터 발간, 다양한 주제의 참여형 교육 진행, 여러 기관들이 주최하는 공론장 운영,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단체들과의 연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장애인과 미선·효순 사건이 활동을 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빠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무원 학원을 다녔어요. 요즘 말하는, 한국의 장녀라는 부담도 있어서 어떻게든 돈을 빨리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줘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가 국회도서관에 취직이 돼 거기서 일했죠. 어느 날 열람실 근무를 하던 중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방문했어요. 나름 좋은 생각으로 이 분을 도와드리려 했는데, 정작 이 분은 내게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이 일이 저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내 선의에 찬 행동이나 태도가 오히려 그 분에게는 불쾌하게 다가갔다는 생각에 한 동안 고민을 하게 됐죠. 그래서 장애인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싶어 사회복지 공부를 하게 됐어요.
사실, 고졸인 저에게 주위 사람들은 대학에 가라고 많이 권유했어요. 그렇지만, 대학에 가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이 때 처음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해 야간 대학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공부했죠. 그러면서 사회문제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특히, 어떤 교수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기능적인 사회복지를 넘어선 사회문제나 지역사회복지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결국 복지가 단순한 시혜를 제공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됐어요. 그러던 중 한 선배가 제게 “너는 청소년들을 만날 때 표정이 달라지던데”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귀는 또 얇아가지고, 청소년 복지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려면 보통 청소년 문화센터 같은 기관이 가장 많이 떠오르죠. 그래서 그런 기관들에 취직하려고 입사원서를 낼 때마다 떨어지는 거에요. 그러던 중 흥사단에서 인턴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고, 거기에 신청해 흥사단에서 일 일하기 시작했어요. 흥사단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처음 접하게 된 거죠.
흥사단에서 7~8년 정도 교육운동본부 간사를 하면서, 시민교육운동에 관심이 커졌고 이 운동을 잘하고 싶어졌어요. 흥사단에서는 주로 참여형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했는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를 조정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서도 보다 잘 알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민주시민교육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 거죠.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활동을 그만 두고 쉬면서 시민사회 활동 지원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졌어요. 그 때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다음해에 (사)시민 사무국장이 되었어요. 시민 활동을 통해 여러 선배들과 대화하면서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고 싶은 활동가 지원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을 창립해 활동하게 됐어요. 이 시기는 민주시민교육이 여러 지역에서 조례로 제정되는 등 활성화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해요. 그래서 당시 ‘(사)시민’ 사무국장을 관두고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을 창립하게 된 거죠.
제가 본격적으로 시민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또 하나의 결정적 이유는 미선·효순 사건이에요. 청소년에 관심이 많던 제게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죠. 그런데, 사회적으로 이 사건이 그리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서천군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마을의제 발굴 워크숍
특정 프로젝트를 함께 할 활동가들의 네트워크,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
2014년 당시 서울시에서도 민주시민교육 관련 조례가 생기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내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이 주목받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곁을 창립한 이후에 활동가 만나는 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에 관심 있는 단체들이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많이 참여했죠. 그러면서 주민자치, 협치 등, 참여 방식으로 교육하는 사업들에 결합하기 시작했어요.
이 때의 활동 방식은 곁이 중심이 돼서 무얼 기획하고 집행하는 방식이 아니었어요. 곁도 회원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요. 그러기보다는 특정 사안에 대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그 프로젝트를 함께 할 동료들을 모아 그 일에 수행대응하는 방식이었죠. 즉, 단체 일상활동보다는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 곁은 실제 1인 단체라 할 수 있었고, 명칭도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이라 한거죠. 그러던 중 이런 활동들을 동료들과 보다 공신력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하고자 하는 생각에 ‘사단법인 민주시민교육 곁’을 창립하기에 이르렀어요.

윤석렬 탄핵집회 지원 부스 활동 장면
최근에는 ‘차별과 혐오’가 일상적으로 우리 생활에 파고드는 문제에 관심 많아
요즘엔 혐오와 차별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커요. 혐오와 차별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왔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커요. 그런데, 이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교육’을 통해서는 해결이 안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라는 언어를 보다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민주시민교육에서는 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고 봐요.
문제는 이런 사회적 현상이 매우 급속도로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음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에요. 뭔가 일상에서 계속 보이고 알게 모르게 지금 되게 많이 스며들어와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커요. 그래서 시민운동 특히 저의 영역인 민주시민교육운동이 이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요즘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은 그냥 우선 막 뭘 읽고 있어요. 제 스타일이 뭘 모르겠으면, 그걸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래서 자꾸 자료를 찾아보고 그래요. 지금은 아직 그런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저는 이거와 관련해서 좀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민주시민교육의 어떤 내용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사실, 당장은 이 문제와 관련한 해법이 제게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이 주제와 관련된 책을 보며 공부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소모임을 진행하는 정도죠. 대표적으로 곁에서 진행하는 ‘월간 불턱’에서 주로 이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요.

교실로 찾아가는민주시민교육 in 여수
제가 어느새 활동 20년 차가 되었답니다. 이제 40대이고요. 그러다보니 활동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어요. 왜 이런 고민을 하냐면,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너무 좋거든요. 그러니까 이 일을 지속적으로 오래 하고 싶어요. 그냥 오래 하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오래 잘 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건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조직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물론, 내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곁이라는 조직을 꼭 오래 유지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여럿이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인 거죠.
제가 프로젝트 곁 시작하고 1년 쯤 되었을 때 과천에 찾아뵙고 너무 심심하다, 외롭다고 한 말 기억나세요? 그때 한두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눈 것이 제겐 많은 힘이 됐어요. 그때 느꼈죠. 나는 소위 1인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구나.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조직이 필요했고 그 조직 안에서 우리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좀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뭔가 놀이터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조직적 측면에서도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오래 활동했던 분들의 다음 인생 루트가 정치인이 되는 것으로만 보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선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자신들의 운동경험을 바탕으로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도 하고, 60+ 같이 기존과 다른 역할을 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내 역할을 새롭게 찾고 싶어요.
정책과 예산이 축소되면서 우리 운동도 축소된다면, 우리 운동을 성찰해봐야 하지 않을까?
저도 요즘에 그런 고민을 하게 돼요. 지난 번에 제가 이사님(필자) 인터뷰할 때, 사업체냐 운동체냐 하는 말씀이 저한테는 확 다가왔어요. 시민교육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기는 하죠. 그렇지만, 제가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에 있었을 때,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었다고 저희 운동이 위축되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곁이 민주시민교육운동을 지원하는 방식이 약간 사업처럼 돼 있다 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정책이 중단되는 순간 우리의 네트워크나 활동도 올스톱 되는 느낌이 드는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우리가 정책에 올라 타 사업을 한 건가 하는 고민이 들게 되더라구요.
이게 뭐가 맞다 뭐가 틀리다 하기보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고, 시민사회운동이 정부의 정책 등에 너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민주시민 교육 관련 정책들이 여러 지역에서 생겨나기 전에는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표방하는 단체가 아주 소수였죠.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이러저러한 기관에서 강의 활동을 하게 됐고요. 그러다보니 이들이 집단적으로 조직되거나 네트워크로 연결되기보다, 개별적인 활동가로 남아있게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 정책과 예산에 큰 영향을 받게 되고, 기존에 만들어진 네트워크들도 침체되는 분위기로 접어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계기를 통해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게 무엇인지 점검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생각해요. 지금 정부가 다시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한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 때와 같은 방식으로 민주시민교육운동을 전개한다면, 정권이 바뀌면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난 정부에서 민주시민교육운동이 위축된 것이 법이 없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따라서 시민사회운동으로서의 민주시민교육운동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얘기하는 기회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민사회운동은 시민사회를 강화하고 활성화시키는 지원 역할을 해야
신진욱 교수의 연구를 살펴보면, 시민사회운동단체들 수는 계속해서 많아지는데, 시민사회 자체는 약화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광장에서 엄청난 시민들의 힘을 목도하잖아요. 그거는 시민사회 자체의 약화라기보다는 기존 시민사회운동의 약화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장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시민사회운동단체에 참여하지 않아요. 그러면, 시민단체들은 이제 시민사회의 그 시민들과 어떻게 만날까, 이들의 역량과 영향력을 어떻게 더 활성화시키고 강화할까를 더 중요한 과제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시민운동단체들이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과정 없이 제도화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중간 단계 없이 훅 가버리는 것 같은 아쉬움이 좀 있어요.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차별과 혐오를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민주시민교육으로 나아갔으면

안산시 주민자치 비전 워크숍
우선은 좀 논의의 장,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들이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쨓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잖아요. 그 와중에 여러 어려움이 있구요. 그런 점에서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예를 들어 주민자치 교육을 할 때나 지역사회 의제를 개발하는 워크숍 등을 진행할 때 보면, 주민들에게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의식이 드러나는 것을 많이 확인해요. 그러면, 기존과는 질문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즉,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 의식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질문을 바꾼다고 하는 건 사람들이 해당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죠. 예를 들면, 중국 이주민들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문제로 주민들의 불만이 많은 경우를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질문의 내용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선주민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와 같이 말이에요. 사실, 이런 문제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이주민만이 아닐 테죠. 그러면 문제는 이주민에게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에게서 다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테죠. 그러면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기보다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토론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차별적 인식에 그치지 않고, 이들에게도 말을 거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야 서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주민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선주민이라고 나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활동가들끼리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살피고 있는지, 돌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가 서로를 살필 수 있는 활동가들이 되었으면 해요. 몸과 마음 모두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좀 뾰쪽한 성향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동료들에게 받은 상처는 좀 오래 가고 깊은 거 같아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몸과 마음을 잘 살필 수 있는 그런 관계들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즉, 관계에서의 배려와 돌봄, 보살핌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만나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불만이 있다는 거는 아니에요. 하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가끔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있어요. 나에게도 힘들고, 상대방에게도 내가 상처를 줄 수 있겠죠.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는 해도,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는 거죠.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지만, 그 내부에서도 그런 역량들이 항상 발현되지는 않는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 민주적인 삶, 민주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건 많이 부각된 선배와 후배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진심으로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얘기잖아요. 우리 활동가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글쓴이 : 이호 (성공회대 겸임교수)
풀뿌리운동을 오랜 동안 해왔고, 관련된 주민참여 정책 수립 지원 및 현장 지원활동 등을 해왔습니다.

2025공익활동가주간의 <활동가인터뷰 프로젝트>는 다양한 지역과 분야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일과 삶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로 기록하는 활동을 지원합니다. 2025년에는 특별히 <광장을 만드는 활동가>를 기획인터뷰로 진행했으며, 공모를 통한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도 더불어 운영했습니다. 활동가 인터뷰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이 함께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이 좋아서
계속 그 운동을 하고 싶은 활동가, 꼼지락
‘민주시민교육 곁’은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시민사회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사람들에게 흔히 ’꼼지락‘이라 자기를 소개하고 불리기를 원하는 권복희 소장은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 창립부터 ‘(사)민주시민교육 곁’ 창립까지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활동가다.
‘민주시민교육 곁’은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2025년 총회 자료집에서 그 활동내용을 살펴보면, 매달 책읽는 모임인 ‘월간 불턱’,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는 시민사회 활동가 인터뷰(곁이 만난 사람들), 뉴스 레터 발간, 다양한 주제의 참여형 교육 진행, 여러 기관들이 주최하는 공론장 운영,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단체들과의 연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장애인과 미선·효순 사건이 활동을 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경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빠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무원 학원을 다녔어요. 요즘 말하는, 한국의 장녀라는 부담도 있어서 어떻게든 돈을 빨리 벌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줘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가 국회도서관에 취직이 돼 거기서 일했죠. 어느 날 열람실 근무를 하던 중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방문했어요. 나름 좋은 생각으로 이 분을 도와드리려 했는데, 정작 이 분은 내게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이 일이 저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내 선의에 찬 행동이나 태도가 오히려 그 분에게는 불쾌하게 다가갔다는 생각에 한 동안 고민을 하게 됐죠. 그래서 장애인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싶어 사회복지 공부를 하게 됐어요.
사실, 고졸인 저에게 주위 사람들은 대학에 가라고 많이 권유했어요. 그렇지만, 대학에 가야할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이 때 처음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해 야간 대학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공부했죠. 그러면서 사회문제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특히, 어떤 교수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기능적인 사회복지를 넘어선 사회문제나 지역사회복지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결국 복지가 단순한 시혜를 제공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것들을 알게 됐어요. 그러던 중 한 선배가 제게 “너는 청소년들을 만날 때 표정이 달라지던데”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귀는 또 얇아가지고, 청소년 복지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려면 보통 청소년 문화센터 같은 기관이 가장 많이 떠오르죠. 그래서 그런 기관들에 취직하려고 입사원서를 낼 때마다 떨어지는 거에요. 그러던 중 흥사단에서 인턴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고, 거기에 신청해 흥사단에서 일 일하기 시작했어요. 흥사단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처음 접하게 된 거죠.
흥사단에서 7~8년 정도 교육운동본부 간사를 하면서, 시민교육운동에 관심이 커졌고 이 운동을 잘하고 싶어졌어요. 흥사단에서는 주로 참여형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했는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를 조정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서도 보다 잘 알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민주시민교육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 거죠.
흥사단교육운동본부 활동을 그만 두고 쉬면서 시민사회 활동 지원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졌어요. 그 때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다음해에 (사)시민 사무국장이 되었어요. 시민 활동을 통해 여러 선배들과 대화하면서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고 싶은 활동가 지원과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을 창립해 활동하게 됐어요. 이 시기는 민주시민교육이 여러 지역에서 조례로 제정되는 등 활성화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해요. 그래서 당시 ‘(사)시민’ 사무국장을 관두고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을 창립하게 된 거죠.
제가 본격적으로 시민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또 하나의 결정적 이유는 미선·효순 사건이에요. 청소년에 관심이 많던 제게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죠. 그런데, 사회적으로 이 사건이 그리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서천군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마을의제 발굴 워크숍
특정 프로젝트를 함께 할 활동가들의 네트워크,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
2014년 당시 서울시에서도 민주시민교육 관련 조례가 생기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내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이 주목받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곁을 창립한 이후에 활동가 만나는 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에 관심 있는 단체들이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많이 참여했죠. 그러면서 주민자치, 협치 등, 참여 방식으로 교육하는 사업들에 결합하기 시작했어요.
이 때의 활동 방식은 곁이 중심이 돼서 무얼 기획하고 집행하는 방식이 아니었어요. 곁도 회원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요. 그러기보다는 특정 사안에 대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그 프로젝트를 함께 할 동료들을 모아 그 일에 수행대응하는 방식이었죠. 즉, 단체 일상활동보다는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을 했어요. 그래서 곁은 실제 1인 단체라 할 수 있었고, 명칭도 ‘민주시민교육 프로젝트 곁’이라 한거죠. 그러던 중 이런 활동들을 동료들과 보다 공신력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하고자 하는 생각에 ‘사단법인 민주시민교육 곁’을 창립하기에 이르렀어요.
윤석렬 탄핵집회 지원 부스 활동 장면
최근에는 ‘차별과 혐오’가 일상적으로 우리 생활에 파고드는 문제에 관심 많아
요즘엔 혐오와 차별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커요. 혐오와 차별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왔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커요. 그런데, 이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교육’을 통해서는 해결이 안 될 거 같아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라는 언어를 보다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민주시민교육에서는 더욱 그럴 필요가 있다고 봐요.
문제는 이런 사회적 현상이 매우 급속도로 우리 일상을 파고들고 있음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에요. 뭔가 일상에서 계속 보이고 알게 모르게 지금 되게 많이 스며들어와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커요. 그래서 시민운동 특히 저의 영역인 민주시민교육운동이 이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요즘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은 그냥 우선 막 뭘 읽고 있어요. 제 스타일이 뭘 모르겠으면, 그걸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래서 자꾸 자료를 찾아보고 그래요. 지금은 아직 그런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저는 이거와 관련해서 좀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민주시민교육의 어떤 내용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사실, 당장은 이 문제와 관련한 해법이 제게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이 주제와 관련된 책을 보며 공부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소모임을 진행하는 정도죠. 대표적으로 곁에서 진행하는 ‘월간 불턱’에서 주로 이 주제와 관련된 책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요.
교실로 찾아가는민주시민교육 in 여수
제가 어느새 활동 20년 차가 되었답니다. 이제 40대이고요. 그러다보니 활동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어요. 왜 이런 고민을 하냐면,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너무 좋거든요. 그러니까 이 일을 지속적으로 오래 하고 싶어요. 그냥 오래 하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오래 잘 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건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조직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물론, 내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곁이라는 조직을 꼭 오래 유지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여럿이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인 거죠.
제가 프로젝트 곁 시작하고 1년 쯤 되었을 때 과천에 찾아뵙고 너무 심심하다, 외롭다고 한 말 기억나세요? 그때 한두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눈 것이 제겐 많은 힘이 됐어요. 그때 느꼈죠. 나는 소위 1인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구나.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조직이 필요했고 그 조직 안에서 우리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좀 다양하게 해볼 수 있는, 뭔가 놀이터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조직적 측면에서도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오래 활동했던 분들의 다음 인생 루트가 정치인이 되는 것으로만 보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선배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자신들의 운동경험을 바탕으로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도 하고, 60+ 같이 기존과 다른 역할을 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내 역할을 새롭게 찾고 싶어요.
정책과 예산이 축소되면서 우리 운동도 축소된다면, 우리 운동을 성찰해봐야 하지 않을까?
저도 요즘에 그런 고민을 하게 돼요. 지난 번에 제가 이사님(필자) 인터뷰할 때, 사업체냐 운동체냐 하는 말씀이 저한테는 확 다가왔어요. 시민교육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기는 하죠. 그렇지만, 제가 흥사단 교육운동본부에 있었을 때,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었다고 저희 운동이 위축되거나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곁이 민주시민교육운동을 지원하는 방식이 약간 사업처럼 돼 있다 보니, 말씀하신 것처럼 정책이 중단되는 순간 우리의 네트워크나 활동도 올스톱 되는 느낌이 드는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우리가 정책에 올라 타 사업을 한 건가 하는 고민이 들게 되더라구요.
이게 뭐가 맞다 뭐가 틀리다 하기보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고, 시민사회운동이 정부의 정책 등에 너무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민주시민 교육 관련 정책들이 여러 지역에서 생겨나기 전에는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표방하는 단체가 아주 소수였죠.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활동가들은 대부분 이러저러한 기관에서 강의 활동을 하게 됐고요. 그러다보니 이들이 집단적으로 조직되거나 네트워크로 연결되기보다, 개별적인 활동가로 남아있게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 정책과 예산에 큰 영향을 받게 되고, 기존에 만들어진 네트워크들도 침체되는 분위기로 접어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계기를 통해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게 무엇인지 점검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생각해요. 지금 정부가 다시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한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 때와 같은 방식으로 민주시민교육운동을 전개한다면, 정권이 바뀌면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민주시민교육 관련 법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난 정부에서 민주시민교육운동이 위축된 것이 법이 없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따라서 시민사회운동으로서의 민주시민교육운동에 대해 먼저 고민하고 얘기하는 기회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민사회운동은 시민사회를 강화하고 활성화시키는 지원 역할을 해야
신진욱 교수의 연구를 살펴보면, 시민사회운동단체들 수는 계속해서 많아지는데, 시민사회 자체는 약화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광장에서 엄청난 시민들의 힘을 목도하잖아요. 그거는 시민사회 자체의 약화라기보다는 기존 시민사회운동의 약화라고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장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시민사회운동단체에 참여하지 않아요. 그러면, 시민단체들은 이제 시민사회의 그 시민들과 어떻게 만날까, 이들의 역량과 영향력을 어떻게 더 활성화시키고 강화할까를 더 중요한 과제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시민운동단체들이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과정 없이 제도화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중간 단계 없이 훅 가버리는 것 같은 아쉬움이 좀 있어요.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차별과 혐오를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민주시민교육으로 나아갔으면
안산시 주민자치 비전 워크숍
우선은 좀 논의의 장,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들이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쨓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 있잖아요. 그 와중에 여러 어려움이 있구요. 그런 점에서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예를 들어 주민자치 교육을 할 때나 지역사회 의제를 개발하는 워크숍 등을 진행할 때 보면, 주민들에게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의식이 드러나는 것을 많이 확인해요. 그러면, 기존과는 질문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즉, 이주민들에 대한 차별 의식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질문을 바꾼다고 하는 건 사람들이 해당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죠. 예를 들면, 중국 이주민들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문제로 주민들의 불만이 많은 경우를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질문의 내용을 이렇게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선주민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와 같이 말이에요. 사실, 이런 문제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이주민만이 아닐 테죠. 그러면 문제는 이주민에게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고, 이주민과 선주민 모두에게서 다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테죠. 그러면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기보다는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토론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차별적 인식에 그치지 않고, 이들에게도 말을 거는 게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야 서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주민들은 모두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선주민이라고 나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활동가들끼리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살피고 있는지, 돌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가 서로를 살필 수 있는 활동가들이 되었으면 해요. 몸과 마음 모두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좀 뾰쪽한 성향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요. 동료들에게 받은 상처는 좀 오래 가고 깊은 거 같아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의 몸과 마음을 잘 살필 수 있는 그런 관계들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즉, 관계에서의 배려와 돌봄, 보살핌 이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만나는 동료들과의 관계에 불만이 있다는 거는 아니에요. 하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가끔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가 있어요. 나에게도 힘들고, 상대방에게도 내가 상처를 줄 수 있겠죠. 어쩔 수 없는 과정이기는 해도,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그런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는 거죠.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지만, 그 내부에서도 그런 역량들이 항상 발현되지는 않는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 민주적인 삶, 민주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건 많이 부각된 선배와 후배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진심으로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얘기잖아요. 우리 활동가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