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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로컬여성삶]흔들려도 기꺼이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온빛


인터뷰이 온빛


전북 남원시 산내면 30대 청년 활동가 <산내청년공간 틈새>
#지역이주 #다른삶 #사회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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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빛이 살고 있는 시골집 책상 앞에 앉아 카메라를 보며 웃고 있다. ⓒ하무



| 안녕 온빛, 요즘 어떻게 지내요?


아침에 펜션에서 알바하고, 더우면 바로 옆 계곡으로 다이빙하러 가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요즘은 수영장도 열심히 다니면서 초급부터 천천히 배우는 중인데 너무 재밌어요.


산내 청년네트워크에서 함께 운영하는 살아보기 프로그램도 벌써 여러번 진행했고, 내일도 여름 시즌 프로그램이 시작돼요. 최근에 제 공간도 계약 했는데, 아직 바빠서 꾸밀 틈이 없네요.(웃음) 여름 시즌 끝나면 차근차근 준비하려고요. 



| 온빛은 산내에 어떻게 오게 됐어요?


2017년 겨울, 온빛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길을 마주했다. 공교육 - 4년제 대학 - 취업, 이것이 사람이라면 마땅히 거쳐야 할 평범하고 정상적인 루트인 줄 알았던 온빛 앞에 ‘세월호 순례길’이라는 노란 물결이 나타났다. 대안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다른 삶의 방식이라는 새로운 물결이 온빛의 삶을 휘감아 가치관을 바꾸어 놓았다. “그 전까지는 돈 많이 벌고 좋은 대학·직장에 가고 유명해지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순례길을 통해 '성공한 삶은 함께 다 같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함께 다 같이 잘 사는 삶을 배우고 싶었던 마음이 산내로 닿았다. 지향은 힘이 세다. 산내라는 낯선 지역으로 이주하는 큰 결정을 “휴학 한 번 더 할 수 있잖아!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힘차게 내렸다. 




Q. 꼭 산내로 이주해야 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마침 공동체에서 진행하는 대안학교 1년짜리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안 맞으면 다시 대학 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때의 기대는 ‘정말 다 같이 잘 사는 삶이 가능한가’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이전엔  ‘혼자 잘 사는 것’이라는 평범한 삶의 틀이 있었죠. 평생 경쟁하고 시험 치면 등수가 붙는 사회에 있었으니까요. 내가 누구보다 잘했고 못했고를 따지며, 더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매 순간 경쟁하듯 치열하게 사는 삶.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성공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었어요.



Q. 벌써 산내에서 산 지 9년이나 됐네요. 그때 세운 기준이 지금도 유효한가요?


지금도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유효해요. 하지만 이제는 이 기준에 완벽하게 맞춰서 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해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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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시골언니프로젝트 참가자들과 함께, 온빛의 집에서 (사진 제공 온빛)



| 안녕하세요, ‘활동가’ 온빛입니다!


어떤 사람이 활동가일까? 아마도 현재 활동가로 소개하는 사람들도 고민하는 질문일 테다. 소속·계약 관계가 있어야 활동가로 인식하는 사람도 있다. 소속이 역할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소속을 떠나 역할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거라고 온빛이 말한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는 자신이 결정한다는 온빛의 가치관에 연결되는 이야기다.



Q. 시골언니 프로젝트에서 강의할 때 ‘스스로 활동가로 명명하게 된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어쩌다 활동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활동가는 누군가에게는 직업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9년 동안 어느 단체에 소속되어 월급을 받으며 일한 적이 없어요. 행사에 갈 때나 소속을 써야 하는 자리에서 항상 애매했어요. ‘검색되는 단체, 페이지가 있는 단체’에서 활동해본 적이 없으니, ‘나 활동가라고 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을 오래 했어요.

저는 하나의 활동을 깊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영역에 얕고 넓게 걸쳐 있는 사람이라서 더 고민이 많았어요. 큰 단체에서 돈을 받는 게 아니더라도 환경·여성·청년 등 여러 영역에서 활동해왔어요. 처음엔 ‘이게 공적인 일인가, 너무 사적인 일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소수로 진행되는 일인지, 수익이 되는지,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부합하는지 이런 것들을 신경 쓰기 보다도 “내가 하는 일이 공익적인 일이면, 내 삶이 활동이지. 그러면 나는 활동가야” 라고 스스로 정체화를 했어요.



Q.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소개해주시겠어요?


시작은 나눔꽃이었어요. 마을의 자원순환 가게로, 2012년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아이 옷을 서로 나눠 입자는 취지로 시작됐는데, 제가 활동할 당시엔 한 달에 300벌이 넘는 옷이 순환될 정도로 커졌어요. 인구 2천 명 마을에서요.(웃음) 나눔꽃에서 이어져 여성 7명이 함께 살림꽃 협동조합(업사이클링·수선 공간)을 만들었어요. 배우는 게 많고 재미있었어요. 


이후로도 청년 활동(남청넷_남원 청년 네트워크),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리산 여성회의(성폭력 근절을 위한 활동, 매년 3.8 여성의 날 인월장 캠페인 등, 이하 여성회의), 구례에서 진행한 지리산 게더링(비건 프로젝트, 텃밭, 모두의 화장실 만들기, 비닐 없는 장터, 다양한 실험 등), 그리고 지금의 산내 청년 네트워크 틈새(이하 틈새)까지 이어졌어요. 



Q. 전부 다른 활동처럼 보여도, 활동을 이끄는 관심의 결이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는 장면을 만들기’로 수렴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함께’는 소외된 사람들도 포함되는 거예요. 소수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해보고 싶었어요. 모두를 초대할 순 없지만 제 역량이 되는 만큼요. 주류의 이야기 말고, 잘 들리지 않는 이야기,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서 여성회의나 게더링 활동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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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리산 여성회의의 N번방 릴레이 거리 시위(왼쪽)와 3.8여성의날 인월 장터 행진 (오른쪽) /  사진 제공 온빛




| 산내가 처음인 온빛이 지역의 인싸가 되기까지


새로운 지역에서 학연·지연·혈연 없이 살아가는 청년 사회초년생에겐 난생처음 겪는 수많은 미션이 한꺼번에 주어진다. 스스로를 먹여 살리는 일부터 새로운 사람들과 안전하게 관계 맺는 일, 그리고 새로운 지역에 적응하는 일까지 다채로운 미션 임파서블이다. 학연·지연·혈연 없이 23살이라는 나이로 산내에 도착한 온빛은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1년 거치고 독립했다. 마음이 끌리는 곳마다 뚜벅뚜벅 용감하게 나아가고, 겁 없이 도전하고, 자기 목소리를 냈다. 9년이란 시간 동안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향해 내딛었던 발걸음들이 소중한 ‘인연’으로 온빛 주변에 남았다. 아는 사람 없던 산내가, 온빛을 모르는 사람 없는 산내가 되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Q. 프로그램을 마친 뒤, 혼자 보낸 1년이 가장 어려웠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들었나요?


시골은 부동산이 없으니 집 구하는 방법도 몰랐어요. 집도 잘 안 내놓고, 바로 입주 가능한 집은 월세가 생각보다 비싸요. 시에서 지원하는 청년 셰어하우스나 임대주택 지원도 산내엔 없어요. 귀농인의 집 같은 제도가 있어도 우선순위가 가족 단위·결혼 이주민·신혼부부 순이라, 청년은 매우 밀려요.

저는 운 좋게 친구들과 함께 ‘까미네’라는 셰어하우스(방 5개, 각각 화장실)를 구해서 2년 살았어요. 지리산 개더링 프로젝트를 함께하던 셋이 손님을 자주 초대하며 1년에 100명 넘는 사람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즐겁게 지냈어요.


2021년에는 혼자 살아보고 싶어서 진짜 첫 독립을 했어요. 동네를 걸어 다니며 만난 보살님께 소개받은 집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처음엔 사람이 못 들어갈 정도로 고쳐야 하는 집이었는데, “월세 10만 원에 해주는 대신 제가 고칠게요, 고친 비용만큼 월세를 깎아주세요” 하고 협상했어요. 남원시 노후주택 수리 지원 사업(500만 원)으로 보일러·도배·장판·싱크대·세면대를 고쳤고, 4년간은 그 비용만큼 월세 없이 살다가 올해부터 10만 원씩 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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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꽃협동조합 공방에서 강의하고 있다.  ⓒ하무 





Q. 사회초년생인 신분으로 산내살이를 시작하셨잖아요. 초반 경제생활은 어땠어요?


직장 없이 프리랜서로 살았어요. 잠깐 단기 계약으로 일하거나, 사업비에서 나오는 활동비(회당 50만 원 정도)를 받거나, 나눔꽃 활동으로 소정의 사례를 받으며 생계를 꾸렸어요. 많이 벌진 못했지만 충분히 풍요롭게 지냈다고 생각해요.


산내에 오면서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자연히 바뀌었어요. 꾸밈 노동이 거의 없고, 옷은 다 나눔꽃에서 구했어요. 한동안 비건을 하면서 집에서 요리해 먹는 시간이 많아 외식비도 줄었고요. 교통도 산내 안에서 대부분 해결되어 큰돈이 안 들었어요. 


저축은 못 했어요. 몇 년 전엔 나이는 먹어가는데 모은 돈이 없다는 게 꽤 불안했어요. 이 삶이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도 컸고요. 지금은 그 불안을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컨트롤할 수 있는 균형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Q.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 맺는 과정은 어땠어요?


사소한 살림부터 시작해서, 직업이나 활동도 이제 막 경험을 쌓아나가는 시기였다 보니 저의 처음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안전한 관계 맺기 방식이나 사람 간의 적당한 거리감을 몰랐고, 보이지 않는 관계의 선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때 ‘페미니즘 세미나’ 언니들이랑 여성회의 사람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분들이 계속 지지하고 연대해줬어요. 제가 산내에 살지 않아도 어디서든 연대해줄 사람들이지만, 이 사람들이 있어서 여기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지지해줄 사람이 있다는 안정감이 컸어요. 자연도 좋지만, 결국 사람들 덕분에 산내에 사는 것 같아요. 나이·성별 상관없이 저와 친구가 된 모든 사람들 덕분에요.



Q. 활동을 하다보면, ‘수익이 안 되는 일’과 ‘정말 의미가 있는가’ 사이에서 혼란함을 겪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온빛은 어땠나요?


시작할 때 세운 목적을 계속 되새기지 않으면 정말 쉽게 흔들려요. ‘내가 쓸모가 있나’ 하는 고민이 자주 왔어요. 프리랜서라 정확한 피드백이 잘 안 들어오다 보니,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는 게 어려웠어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다 보니 계속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더라고요.


초반엔 목적의식이 명확했다면, 시간이 갈수록 흐릿해졌어요. 예전엔 '무조건 비건'이었다면 지금은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식으로요. 그건 자연스럽게 흐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붙잡고 싶으면 목적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고 봐요. 지금은 유연해지는 시기고, 그 유연함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고민하는 단계예요.



Q. 9년 전 산내와 지금의 산내, 그리고 온빛 자신이 마주한 변화가 있나요?


저는 정말 많이 변했어요. 원래 저는 경상도 사람 특유의 무뚝뚝함과 거침이 있었거든요. 산내에 와서 건강하게 말하는 방식과 태도를 배웠어요. 좋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산내는 사회적 이슈에 계속 관심을 갖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 좋았던 산내다움이 여전히 한결같긴 하지만, 비슷한 활동가들만 계속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껴요. 변화를 만들고 싶은데, 마을은 자잘한 변화는 있어도 처음 왔을 때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틈새를 하는 거예요. 틈새 멤버들도 원래 알던 사람들이지만,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다가 이렇게 모인 건 처음이라 조금 새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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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품에 안은 온빛  (사진 제공 온빛) 



| 산내에 적응하는 사람에서, 산내로 초대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산내청년공간 틈새는 2024년에 산내에서 재밌는 거 해보고 싶은 청년들끼리 모여서 꾸린 단체이자 공간이다. 올해 By local의 ‘청년희망터’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1년 동안 <다른 삶을 상상하는 라이프 실험실> 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산내의 제철을 담뿍 느끼며 머무는 ‘제철살래’ 프로그램 시리즈, 색다른 살이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틈버드와 ㅇㅇ’프로그램 시리즈를 운영한다. 온빛은 올해부터 합류해서 프로그램 운영을 함께하고 있다.



Q. 틈새는 요즘 어떻게 운영되고 있어요?


저희는 거의 다 같이 기획해요. 저희 4명은 각자 잘하는 역할이 뚜렷해서 조화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봄에 살래(1회), 틈버드와 요상한 마을 (2회), 틈버드와 보물지도(3회)를 거쳐 이번이 네 번째, 여름에 살래예요. 매번 새로 기획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가요. 노트도 저희가 직접 만들고, 보물도 저희가 숨기고, 마을 사람들에게 참가자들을 위한 ‘환대의 편지’까지 받아서 전달해요. 그렇게 틈새와 마을 사람들이 계속 접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요.



Q.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나요?


저의 역할은 환대와 아이디어 내기예요.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기획은 이번이 처음인데, 가장 큰 동력은 제가 산내를 정말 사랑한다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산내의 모습을 보여주면 여기 살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요. 다만 아무나 오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저희 가치에 공감하고, 지역을 진짜 사랑하고, 산내의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기준은 명확해요. 그래서 약속문을 필수로 받고, 캠프는 비건을 지향하는 등 ‘그라운딩’(가치 다지기) 장치를 계속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Q. 직접 사람들을 초대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어때요?


저희는 ‘참가자 버프’를 받고 있다고 느껴요. 타깃팅이 명확하다 보니, 저희 주제(다른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에 딱 맞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와줘서 감사해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이상으로 즐기고 가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산내에 와서 살면 좋겠다’는 마음이 계속 들어요. 산내가 아니어도 좋지만, 산내면 더 좋겠다는 꿍꿍이를 계속 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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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틈버드와 요상한 마을 참가자들과 함께 장미덩굴 아래에서  (사진 제공 온빛) 



| 지금 여기 온빛은요.


산내에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고 있어요. 산내에서 계속 살고 싶은데, 언제까지 프리랜서로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만의 일을 벌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공간이 있으면 좋아하는 일을 중심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았죠. 


‘온빛이 하고 싶은 이것저것 다 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온모조모’(온빛+이모조모)로 지었어요. 그림, 바느질, 재봉틀 같은 수공예를 만들어 팔고, 수선 프로젝트도 하고, 음료 판매, 팝업 식당, 공연까지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을 구상 중이에요. 위치는 산내초등학교와 파출소 사이이고, 10월쯤 문을 열 계획이에요.


새로운 지역에서 거듭하여 살아보며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내가 왜 이곳에서 살려고 했는지’ ‘어떠한 나로 살고 싶었는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유연해야 잘 적응할 수 있지만, 적응하려고 노력할수록 원래의 나, 원래 갖고 있던 생각들이 깎여 나가며 변화한다. 이 변화는 나를 성장시키고, 삶을 풍성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혼란함을 안겨준다. 그러나, 인간은 흔들리기에 아름답다. 흔들려도 끝끝내 버티며, 또 다른 초심자를 맞이하는 온빛에게 박수를 보낸다.






인터뷰어 | 자유, 소피

글 | 소피








2026 로컬여성삶 인터뷰 


‘지역에 새로운 사람들이 얼마나 들어왔는가’라는 지겨운 숙제 앞에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지금 여기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로컬’이란 매끄러운 단어 뒤에 가려진 지역 여성의 실질적인 생활과 노동, 그리고 지역과 관계 맺는 과정의 분투를 읽어낸다. 때론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고민의 흔적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그 방향은 지금의 나도 할 수 있다는 위안이자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준다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어와 글쓴이 소개

자유 | 지리산이음에서 2023년부터 로컬여성삶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에서 관계를 만드는 여성들을 만나왔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조명하여, 앞으로 로컬 여성으로서 함께 살아가고자 인터뷰를 기획했다.


소피 | 지역살이 프로그램 참가자에서 운영자로 성장하며, 전국의 다양한 활동가를 만나왔다. 지역살이 정책과 활동가 안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과업에 가려진 과정을 읽어내고자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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